여행/첫 유럽여행(2022.12-2023.01)

아드리아 해의 여왕, 베네치아(2) (1/7)

.도리. 2025. 1. 16. 23:44

숙소 ▶ 부라노 섬 피자 가게 ▶ 무라노 섬 ▶ 메스트레 역  ▶ 산 마르코 광장 숙소

 

여지없이 밝은 아침. 모기가 있었다. 바닷가에 살면 겨울에도

모기가 있다더니 창문을 열어놓은 우리 잘못이었던 것 같다.

 

 

이틀차가 되자 복잡한 길에도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는지

수상 버스 정류장을 잘 찾아가면서 돌아다니는 중.

도시 길이 얼마 이상 쭉 뻗은 게 거의 없이 반쯤 미로라 길 찾는 재미가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무라노/부라노 섬. 베네치아 본 섬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부라노 섬은 한 30-40분 쯤 바포레토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디젤 매연을 마시며 한참을 들어간 부라노 섬.

충분히 시간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대신 한국인들 많음. 아이유 뮤비의 힘인가.

형형색색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양이 마치 동화책 마을 같았다.

 

 

중심가를 벗어나 바닷가에 가면 나름 뻥 뚫린 아드리아 해를 바라볼 수도 있다.

바다 곳곳에 박힌 말뚝이 인상적이다.

 

 

돌아보면 저 멀리 뭔가 기울어진 탑이 보인다. 피사도 아니고...

궁금해서 가까이 가 봤다.

 

담장 너머로는 아이들이 축구인지 뭔지 뛰어다니는 소리가 났고,

들어갈 길은 보이지 않아서 들어가지 않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성당이라고 한다.

 

나름 중심가지만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이는 없었다.

여기서 젤라또를 처음 사 먹어 봤는데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이후로 이탈리아를 떠날 때까지 하루에 젤라또 한 개씩 사먹는

미친 푸드트립이 시작된다. 솔직히 이탈리아에서 이게 젤 맛있었음...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첫 피자 겸 가장 맛있었던 피자를 먹었다.

이걸 뛰어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나는 다 이런 줄 알았는데...

언럭키 치즈 부침개인 곳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부라노는 여기까지. 이제 다시 바포레토를 타고 무라노로 건너갔다.

무라노는 그래도 본섬하고 가까이 있다. 중세에 유리 공방이 유명했다고 한다.

 

 

다시 배를 30분쯤 타고 무라노 도착!

여기는 조금 더 동네가 크고 번화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딱히 특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유리 공예를 하기는 하는 것 같은데,

대량 생산도 아니고,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한땀 만드는 그 느낌도 아닌 것이,

그냥 관광객 유치용+옛날에 했으니까 그냥 함의 조합인 거 같았다.

그래도 오기는 왔으니까 구경은 해야겠다 싶어서

어쩌다 들어간 전시장에서 인당 6유로인가 돈을 내고 유리 공예 시연을 봤다.

 

사실 여기서 제일 실망했는데,

뭐 대단한 걸 보여줄 거라고 나름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로,

그냥 유리 녹은 거 몇 개 가지고 말이라던가 꽃이라던가 10분도 안 되게 만든 뒤

자 이제 끝났습니다~ 나가세요~ 하고 끝이라서 내가 뭘 봤는지,

이게 어떤 의미가 있고 어쩌고 설명은 하나도 없이

그저 적당한 기술만 보여주고 끝냈다는 거.

이 부분에서 조금 짜쳐서 무라노 섬은 30분 정도 둘러보고 본섬으로 돌아왔다.

 

 

도중에 길이 여행 가방이 돌아다니기에 꽤나 충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단이 좀 많기는 하지만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요소였으니까.

여행 가방을 찾으러 메스트레 역으로 갔다가 오느라 시간이 꽤 지체됐다.

그래도 말도 안되는 가격의 가방 보관소(우리는 가방-호텔이라고 불렀다.)

에 넣어두는 것 보다는 나았으니까.

 

 

얼마나 지났다고 해가 지나고 가로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낭만으로 가득 찬 베네치아.

 

 

오늘이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 그래서 되는 대로 돌아다니며

만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느낀다.

돌아간다면 다시 보지 못할 것들.

 

 

마지막으로 바포레토를 타고 대운하 주변을 돌게 되었다.

산 마르코 광장, 리알토 다리, 그리고 그 외의 많은 사람과 배들과 점포들까지.

 

 

저녁은 근처 마트에서 사 온 고기!

스파게티는 정말이지 토마토 맛만 나서 별로였지만

고기는 어디를 가던 고기이므로 배신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먹어도 밖에서 먹는 거랑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배는 채우면서도 여행 경비를 절약하는 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