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내일로 전국여행(2022.10)

6박7일 내일로 여행기 2일차 순천(1)

.도리. 2022. 11. 20. 15:52

논밭과 산 사이를 한시간쯤 달려서 순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날도 날이 좋아서 여행하기 좋았어요. 

 

내일로 여행자를 위한 꿀팁! 

무궁화호 맨 앞이나 맨 뒤 좌석에는 무조건 콘센트가 있습니다.

배터리가 부족하다면 맨 앞이나 맨 뒤 좌석을 선택하세요.

몇몇 열차들은 모든 줄에 콘센트가 있기도 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으니 맨 앞이나 맨 뒤를 이용하세요.

 

 

그냥 코레일스러운 역사

 

기차를 타고 가면서 순천역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어요.

내일로 여행자라면 1박을 9000원에 묵을 수 있습니다.

숙박필증인지 뭔지를 작성하는 걸 보니 코레일이나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것 같아요. 

순천역게스트하우스는 이름값에 맞게 순천역 바로 건너편 뒷골목에 있습니다.

저처럼 아침에 일찍 움직여야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위치였어요. 

 

 

게하에 연락해서 1층에 짐을 맡기고 다시 나왔습니다.

어제 제 몸집만한 가방을 메고 전주 돌아다니느라 어깨 빠지는 줄 알았는데

가방은 넣어두고 가볍게 에코백만 메고 다니니 좋았어요.

 

 

낙안읍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 정보가 카카오맵이나 네이버 지도에는 뜨지 않더라고요.

옆에 할머니들께 물어봐도 그냥 기다리라고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순천버스'라는 앱이 있더라고요.

조금 불편한 점은 있지만 이거 덕분에 맞는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아무 쓸모가 없어요

 

 

산길을 30분쯤 버스를 타니 멀미가 오기 직전까지 갔어요.

아예 다른 도시 가는 수준이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렸는데 버스 정류장을 멋들어지게 지어 놨네요.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사서 들어가도 좋습니다.

야외니까 마스크 낄 필요도 없고 운치도 있고 좋아요.

 

 

 

 

읍성 앞의 매표소부터 다 초갓집으로 지어져 있어요. 민속촌 느낌이 물씬 나네요.

신기하게도 순천시의 자매결연 도시, 협력증진 도시, 남해안남중권 도시들은 50% 할인을 받네요.

저는 여기에 따라 입장료 50% 감면 대상이라 할인받고 입장했지만

해당사항이 없다면 내일로 할인 등등 할인이 이것저것 많으니 알아보세요.

 

 

읍성 앞에 3.1 운동 기념비가 서 있어요. 가서 알게 된 게 낙안 지역은

원래 순천, 보성에 이웃한 독립된 행정구역이었지만

정미의병 당시 의병세력이 낙안군 일대에서 강성하자 벌교 쪽은 보성에,

낙안 쪽은 순천에 찢어서 폐군을 시켰다고 하네요.

이후 개발에서 소외된 낙안군 중심지가 현재는 오히려 잘 보존된 조선시대 마을을 보여주고 있어요.

 

 

낙안읍성은 곳곳에 있는 성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었어요.

성문 밑 그늘에 검표소가 있고, 그 옆으로 해서 지나가는 구조인데,

들어가자마자 초가집들이 줄줄이 서 있었어요.

민속촌에 가서도 이렇게 많은 초가집은 본 적이 없는데,

사람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있다 보면은 뭔가 시간을 돌려 조선시대에 도착한 느낌이었습니다.

 

 

골목과 골목 사이를 지나, 조그마한 채소밭 사이를 지나서 돌아다닐 수 있어요.

대부분의 주민들이 민박과 생업을 겸해서 농사를 지으시는 것 같아요.

이런 길들이 읍성 전체에 걸쳐 있어요.

 

 

 

골목길을 잠시 벗어나 중심의 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우측에 기왓집이 보여요.

객사와 동헌이 있는데, 객사는 중앙에서 손님이 왔을 때 내주는 곳이고,

동헌은 평상시에 관리가 (낙안군의 경우에는 군수) 일을 하는 곳이에요. 

둘이 붙어 있긴 하지만, 객사가 한눈에 보기에도 좋은 자리에 있고 건물도 큰 반면에,

동헌은 건물도 조금 작고 객사보다 구석진 곳에 있어요. 

 

객사 앞에 큰 광장이 있었다.

 

 

위가 객사, 아래가 동헌인데 객사는 단청도 화려하고 건물도 큰 반면에 동헌은 수수하게 생겼어요.

따지자면 객사는 연회장 느낌이고 동헌은 관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형입니다.

 

동헌 옆에 딸린 건물, 살림집으로 보였다.

 

동헌 앞쪽에 낙민루라는 누각이 있어요. 올라가면 마을이 다 보일 것 같은데 올라가지는 못했어요.

 

 

읍성 중앙의 대로를 쭉 걸어서 반대쪽 성문에 도착했어요.

이쪽 성문은 유실되서 볼만한 게 없었어요.

사실 어느 쪽이든 성곽에 성가퀴도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성곽보다는 담장 느낌이 강했어요.

 

 

성벽 위로 올라가서 걸어다닐 수 있어요. 조선시대 마을 주민들도 읍성 성벽을 교통로로 이용했을까요?

 

 

아까부터 저 너머에 있는 산이 굉장히 아름다워 보여요.

저 멀리서 마을을 굽어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향토적인 마을 풍경을 계속 보면서 성벽에 걸친 언덕을 계속 오르면 어느새 정상부에 도달합니다.

정상에 있는 대나무숲을 돌면 이제 내리막길.

대나무에 가려졌던 마을이 보이면서 장관이 펼쳐집니다.

 

 

낙안읍성 전체가 저 끝까지 한눈에 보여요.

낙안읍성에 온다면 여기는 꼭 오시길 바래요.

 

 

정상부에서 내려가는 계단은 가파르고 손잡이도 없는 돌계단이니 조심하셔야 해요.

어찌저찌 내려와서 성벽을 계속 걸으며 주변 풍경을 음미합니다. 

스피커가 저렇게 달려 있는걸 보면 이장님 집인가 봐요.

 

 

성벽을 쭉 돌아서 남문에 도착했습니다.

저 아래에서 이곳저곳 들리면서 갈 때랑은 다르게 걷기만 하니까 별로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벽 위에서도 저 멀리 산과 함께 마을 풍경이 보여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성가퀴도 없고 하다못해 울타리도 없기 때문에 멍하니 다가가다

성벽에서 떨어져 다칠 수 있습니다.

 

 

성벽을 조금 둘러보고 내려와서 좁은 시골길을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정유재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님이 명량해전 직전에

전라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병력을 모으던 유주 은행나무라고 합니다. 

수령이 600년이나 되서 엄청나게 크네요.

600년 동안 마을을 굽어보며 온갖 일들을 지켜본 은행나무네요.

 

 

이 뒤로도 뭔갈 많이 보긴 했는데 사진을 찍은 게 별로 없네요.

돌아올 때도 버스를 타려 했는데 한시간 반을 기다려야 해서

강릉에서 오셨다는 노부부와 함께 택시를 합승해서 순천시내로 돌아왔어요. 

시골은 진짜 자가용 없으면 힘들 것 같은데 이 동네 사람들은 어떻게 잘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